안철수 “내가 비대위원장 하겠다”…손학규 면전에서 퇴진 요구 - 한겨레
안철수 요구 이틀만에 만남 성사
꽃다발 전달 등 화기애애했지만
비공개로 회동은 40분만에 끝나
안, 손 대표 퇴진·비대위 구성 요구
비대위원장 ‘셀프 추천’…“오늘 답 달라”
손 “유승민계와 다른 게 없다” 반발
바른미래당 다시 내홍 휩싸일 조짐
바른미래당 손학규(왼쪽)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안철수 전 의원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. 박종식 기자 anaki@hani.co.kr
4월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 복귀한 안철수 전 의원이 그동안 바른미래당을 이끌어온 손학규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. 또 당의 ‘비상대책위원회 체제’ 전환을 요구한 뒤 비대위원장은 자신이 맡겠다고 했다. 바른미래당을 ‘안철수당’으로 재편한 뒤 ‘안철수의 이름으로’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이다. 정치권에선 손 대표가 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들어 ‘안철수 신당’ 창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. 안 전 의원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3시께 국회에서 손 대표와 귀국 뒤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. 이 자리에서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의 퇴진과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비대위원장으로 자신을 ‘셀프 추천’했다. 손 대표가 자신을 향한 퇴진 요구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 탈당에 이은 ‘2차 분당’ 위기에 직면했다.
손 대표는 비공개 회동 전 머리발언을 통해 “안 전 의원이 귀국하며 강조한 게 실용·중도 정당인데, 바른미래당과 손학규가 지향하고 실천해온 것과 같다”며 “안 전 의원이 전방에 서줄 것을 저희는 간절히 믿고 바라고 있다”고 말했다. 안 전 의원은 손 대표가 준비한 꽃다발을 받아 들고 “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”고 화답했다. 이날 만남은 안 전 의원이 지난 25일 손 대표에게 직접 요청해 성사됐다.
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비공개 회동은 40분 만에 끝났다. 안 전 의원이 먼저 회의실에서 나와 “내일 의원단 모임이 있다. 그 전까지 고민해보시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(손 대표께) 말씀드렸다”고 짧게 말한 뒤 자리를 떴다.
이어 기자들 앞에 선 손 대표는 “(안 전 의원이) 지도 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, 그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다”며 “‘비대위를 누구한테 맡길 것이냐’고 물었더니 본인한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”고 전했다. 그러면서 “안 전 의원이 얘기하는 것은 유승민계에서 얘기하는 것과 다른 게 별로 없었다. 왜 지도 체제를 바꿔야 하는지,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, 왜 본인이 (비대위원장을) 해야 한다는 얘기도 없었다”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. 손 대표 쪽은 <한겨레>에 “안 전 의원이 그동안 갖은 풍파 속에서 당을 이끌어온 손 대표에게 의례적으로라도 ‘수고했다’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”고 냉랭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.
이후 안 전 의원 쪽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어 “비대위원장을 안 전 의원에게 맡기거나, 전당원투표에 부쳐 당원들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결정하게 하는 방안,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 등을 제시했다”며 “지금 당을 살리는 해법으로 지도체제를 재정립하거나 또는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”고 강조했다.
이날 만남으로 그동안 ‘바른미래당 재건’과 ‘독자 창당’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할지 답변을 피해온 안 전 의원은, 바른미래당의 소유권 회복에 나선 뒤 여의치 않으면 신당을 창당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. 다만 손 대표를 지지해온 당권파 의원 일부도 현 체제로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28일 안 전 의원이 주재할 의원 오찬 모임에선 지도 체제와 당의 진로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.
김미나 기자
mina@hani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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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-01-27 10:26:38Z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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